KAIST, 단백질 접힘 과정에서의 구조 변화 관측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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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단백질 접힘 과정에서의 구조 변화 관측에 성공
  • 송윤영 기자
  • yaho1130@hanmail.net
  • 승인 2020.07.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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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철 교수 연구팀, 단백질의 깔때기꼴 접힘 가설에 대한 실험적 규명에 성공
단백질 구조기반의 신약 개발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아
(사진제공=KAIST)이효철 교수, 이영민 교수, 김태우 연구원
(사진제공=KAIST)이효철 교수, 이영민 교수, 김태우 연구원

(대전=세종충청뉴스) 송윤영 기자 = 국내 연구팀이 풀려있는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는 데 성공, 단백질 구조기반의 신약 개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획기적인 연구성과로 평가를 받고 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화학과 이효철 교수 연구팀(기초과학연구원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부연구단장 겸임)이 단백질 접힘 경로에서의 단백질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풀린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을 엑스선 펄스를 이용한 고속 연사 촬영기법을 통해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연속 스냅숏으로 추출했고 이를 통해 일련의 단백질 접힘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KAIST 박사과정 졸업생 김태우 연구원이 제1 저자로, KAIST 화학과 이효철, 이영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7월 1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 Protein folding from heterogeneous unfolded state revealed by time-resolved X-ray solution scattering).     

잘 접혀있는 단백질이 풀리는 과정은 비교적 쉽게 연구할 수 있어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지만 풀려있는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은 연구가 힘들었는데 이효철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그 과정을 밝혀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을 연구하기 힘든 이유는 풀려있는 단백질이 특정 구조를 가지지 않고 매우 다양한 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엑스선 산란 신호 분석법을 개발, 적용해서 이런 난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결정하는 고유의 접힘 과정은 가장 중요한 생체 반응이다. 때에 따라 발생하는 잘못 접히는 과정은 단백질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며, 알츠하이머, 광우병, 파킨슨병 등이 바로 단백질 접힘이 올바르지 않아 발병되는 질병이다.

연구팀은 생체 내 전자전달에 관여하는 사이토크롬 단백질을 풀림 상태에서 접힘 상태로의 전이 과정을 발생시켜, 해당 접힘 과정을 시간 분해 엑스선 산란법을 이용해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관측했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이 교수 연구팀은 그간 단백질 접힘에 대한 이론적 모델로만 제시됐던 깔때기꼴 접힘 가설을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을 통해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는 사실이다. 

이와 함께 이 교수팀은 단백질의 구조 변화뿐만 아니라 접히는 과정의 속도가 기존에 알려진 보통의 지수함수 형태가 아니라 늘어진 지수함수 형태임을 밝혀냈다. 이로써 풀린 단백질에서 접힌 상태로 가는 경로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알아낸 것이다.

제1 저자인 김태우 연구원은 "단백질 접힘은 3차원 단백질 구조가 만들어지는 가장 중요한 생명현상인데, 접힘 과정에 대한 이해는 단백질 구조기반 신약 개발의 기초가 될 것ˮ이라고 기대했다.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KAIST 화학과 이영민 교수도 "단백질 접힘 이론 모형에 대한 실험적 검증은 이론 생물리학 관점에서 더욱 정확한 계산 방법 개발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ˮ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그림 1.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 모식도(시간 분해 엑스선 산란법을 적용하여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이론적 모델로만 제시되었던 깔때기꼴 접힘 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그림 1.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 모식도(시간 분해 엑스선 산란법을 적용하여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이론적 모델로만 제시되었던 깔때기꼴 접힘 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 연구개요

1. 연구 배경
단백질의 구조는 아미노산의 배열 순서에 의해 결정되고, 고유의 접힘 과정을 통해 단백질 고유의 구조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 잘못 접히는 과정을 유발하여 단백질이 정상적인 생물학적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단백질 고유의 구조를 결정하는 접힘 과정의 중요성으로 인해, 해당 접힘 동역학에 대한 이해는 생물학, 생화학, 생물리학 분야 전반에 걸쳐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해당 목표를 가지고 많은 실험적 노력이 수행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방법의 하나는 단백질 고유의 구조를 인위적으로 풀리게 한 후, 다시 접히는 과정을 실험적으로 관측함으로써 단백질 접힘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다. 선례 연구의 접근법에 기반하여,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산화/환원 상태 변화를 통해 풀림-접힘 평형 상태를 조절함으로써, 풀림에서 접힘으로의 전이 과정을 물리화학적 기법으로 관측하고자 하였다.

2. 연구 내용
시간 분해 엑스선 펄스를 이용해 단백질 접힘 과정을 고속 연사 촬영하여,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얻을 수 있었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단백질에 대해 일정 시간마다 엑스선 산란 신호를 얻게 되면 일종의 연속 스냅숏 사진들을 얻을 수 있는데, 해당 사진들에 찍힌 엑스선 산란 신호로부터 단백질의 구조를 추출하면 단백질의 움직임을 영상화시킬 수 있다. 이로부터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을 3차원 구조 관점에서 규명할 수 있었는데, 주목할만한 점은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이 기존에 알려진 보통의 지수함수 형태가 아닌 늘어진 지수함수의 형태를 따른다는 것이다. 화학반응에서 늘어진 지수함수 형태의 의미는 무수히 많은 지수함수의 중첩을 의미하며, 이는 단백질의 풀림 상태가 고유의 접힘 상태로 진행하면서 극도로 다양한 접힘 경로를 따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관측결과는 기존 이론적으로만 제시되었던 극도로 다양한 풀림 구조들이 고유의 접힘 구조로 진행한다는 깔때기꼴 접힘 가설을 실험적으로 보여준 중요한 결과다.

3. 기대 효과
시간 분해 엑스선 산란법을 이용해 가장 중요한 생체 반응 중 하나인 단백질 접힘 과정을 분자 구조 수준에서 추적/관찰할 수 있음을 실험적 입증하였다. 이를 토대로 접힘 과정의 이해가 필요한 신경 퇴행성 질환과 관련된 생체 분자들 및 단백질 오접힘으로 인해 발생하는 단백질 응집 반응 연구 등도 가능하며, 더 나아가 단백질 구조기반의 신약 개발에도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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