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로 일산화탄소 ‘콕 집어’ 만드는 저렴한 촉매 개발!

UNIST·KAIST 연구진, 주석 촉매의 일산화탄소 생성 반응 선택성 향상 원인 규명 ‘다재다능’한 일산화탄소 저렴한 생산 기대 ... ACS Energy Letters 속표지 논문

2020-09-20     송윤영 기자
[(사진제공=UNIST)(좌측부터)강석태

(대전=세종충청뉴스) 송윤영 기자 =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CO2)를 일산화탄소(CO)로 바꾸는 주석 (Sn) 촉매가 개발됐다. 이는 주석 촉매가 일산화탄소 생산에 불리하다는 50년 넘는 중론을 뒤집은 것이다. 이번 연구는 연료, 플라스틱, 세제 및 접착제 제조 등에 폭넓게 쓰이는 일산화탄소를 값싸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방법으로 기대된다.  

UNIST (총장 이용훈) 에너지화학공학과의 권영국 교수팀은 KAIST(총장 신성철) 강석태·김형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저렴한 주석과 탄소 지지체 기반의 ‘일체형’ 촉매(전극)를 개발했다. 이 촉매는 일산화탄소만 골라서 만들 수 있는 반응선택성이 매우 높아 일산화탄소 생산 효율이 기존 주석 촉매의 100배 이상이다. 또 전기장을 활용해 반응 선택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 학술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주석(Sn)은 일산화탄소를 생산하는 금, 은 기반 촉매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주석을 이산화탄소 변환 반응에 쓰면 일산화탄소보다 포름산(formic acid)이 더 많이 생긴다. 일산화탄소를 만드는 반응 선택성이 높지 않은 것이다. 

공동 연구진은 탄소나노튜브를 함께 써 주석으로 일산화탄소만 골라 만들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 나노(nm, 10-9) 미터 크기의 주석 입자가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붙으면 전기장의 변화로 일산화탄소가 생기는 반응이 촉진된다. 주석 입자 주변의 전기장 변화로 반응물인 이산화탄소가 주석 입자 표면에 더 잘 달라붙기 때문이다. 반면 포름산을 만드는 반응은 탄소나노튜브가 유발하는 전기장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포름산 생성 반응과 일산화탄소 생성 반응은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개발된 촉매를 쓰면 일산화탄소는 많이 만들고 포름산 생성은 억제 할 수 있다. 

권영국 교수는 “주석 촉매는 포름산 생성을 촉진 한다는 것이 50년 이상 된 중론이었는데, 전극 전기장을 조절해 이러한 상식을 뒤집었다”며 “이산화탄소 변환 반응 촉매 디자인에 전기장을 어떻게 활용 할 수 있는지를 최초로 증명한 연구라 뜻깊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지지체 일체형 촉매는 마치 도자기를 만들 듯 굽는 방식  방식으로 쉽게 제조할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 주석 나노입자, 고분자로 이뤄진 반액체 상태(Sol, 졸) 혼합물을 가운데가 빈 원통(중공사 구조) 형태의 전극으로 만든 뒤 이를 고온에서 굳히는(소결)방식이다. 가운데가 뚫려 있는 구조라 반응물인 이산화탄소 기체의 확산이 원활하다는 장점도 있다. 또 주석입자와 지지체인 탄소나노튜브가 소결 반응으로 단단히 결합돼있어 주석이 전극 표면에서 벗겨지는 문제도 해결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론계산을 통해 주석 기반 촉매에서 개미산이 아닌 일산화탄소가 생성되는 원리를 규명했다. 계산에 따르면 탄소나노튜브가 주석 표면의 전자밀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밀도가 높아져 이산화탄소가 주석 표면에 잘 흡착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또한 주석 표면에 형성된 전기장은 흡착된 이산화탄소가 전환되어 일산화탄소가 생성되는 반응을 촉진하지만, 전기장에 민감하지 않은 포름산의 생성은 억제된다.

 이번 연구는 재료공학·전기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ACS Energy Letters’ 속표지논문(inside cover)로 선정돼 9월 11일에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차세대탄소자원화연구단 (NCUP)과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끝)  

논문명: Electric field mediated selectivity switching of electrochemical CO2 reduction from formate to CO on carbon supported Sn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와 탄소 재활용을 포함하는 자원고갈 문제의 해결책으로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사용되는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차용할 경우, 간헐적으로 생성되는 신재생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저장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장점이 있다.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에 의해 만들어지는 다양한 생성물 가운데 일산화탄소는 산업에서 사용되는 화합물 및 연료 생산을 위한 원료로 사용되는 유용한 기체 원료이다. 그러나 금, 은과 같은 고가의 귀금속 촉매에 의한 비용 문제와 반응 속도를 나타내는 전류밀도의 한계가 상용화를 위해 극복되어야 하는 과제로 지적되어 왔다. 

최근, 개발된 기체확산전극을 도입한 기체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이산화탄소 기체를 다공성의 기체확산층에 직접적으로 공급해 주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의 이동거리가 짧고 이로 인해 높은 전류밀도(생산량 및 반응속도 증가)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기체확산층, 촉매, 탄소지지층으로 구성된 기체확산전극을 만들려면 정교한 합성방법이 필요하다. 또 작동 시 활성 촉매가 소수성(물을 싫어하는 성질)인 기체 확산층과 분리돼 짧은 시간 내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는 주석(Sn) 나노(nm, 10-9m)입자가 탄소나노튜브에 결합된 ‘중공사1) 형태의 일체형 기체확산 전극 (Sn integrated CNT hollow-fiber, Sn-CHF)’을 개발했다. 비교적 간단한 합성 방법을 통해 일체형 기체확산 전극을 만들고 촉매-기체확산층 분리로 인한 안정성문제를 해결했다. 동시에 비 귀금속기반 촉매를 이용한 일산화탄소에 대한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주석 기반 촉매에서 일산화탄소가 생성되는 원인을 밀도범함수이론2) (Density Functional Theory, DFT) 계산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냈다. 중공사 형태로 가공한 Sn-CHF 전극은 반응을 위한 전기를 인가하였을 때 탄소나노튜브3)와 결합된 주석 촉매 계면에 강한 전기장이 형성된다. 탄소나노튜브 가닥에서 전자전달이 원활하기 때문이다. 이 전기장 때문에 탄소나노튜브에서 주석입자로의 전자 전달이 쉬워져 주석표면의 전자밀도 높아지고 이산화탄소가 주석 촉매에 쉽게 흡착된다. 일산화탄소 생성 반응의 속도결정단계인 초기 이산화탄소 흡착 시 필요한 에너지가 낮아져 반응이 촉진되는 것이다. 반면 일반적인 주석 촉매가 반응 활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개미산(포름산)4)은 전기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생성이 억제된다. 

전기장의 영향을 실험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서로 다른 크기의 양이온 (Li+, K+, Cs+)을 포함한 전해질로 사용해 반응을 진행했다. 전기장에 민감한 일산화탄소의 경우 양이온의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 속도가 약 100배 증가하였으나, 전기장에 민감하지 않은 개미산과 수소의 생산 속도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개발된 일체형 전극은 제조과정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석과 탄소나노튜브의 혼합물을 습식 방사5)해 중공사 형태로 사출6) 후 고온에서 소성7)해 촉매 일체형 전극을 제작했다.

3. 기대효과 
본 연구에서 개발된 중공사형태의 전극은 기존 기체확산전극의 다중층 구조에서 기인한 문제점들을 개선함으로써 이산화탄소 전환을 포함한 다양한 전기화학공정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이론(DFT) 계산을 통해 밝혀진 탄소나노튜브-주석에서의 전자 이동 촉진 작용을 활용하면, 이산화탄소전환 반응에 활성을 띠는 다양한 금속-탄소 지지체로 구성된 촉매를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1.
그림2.
그림3.

 

용  어  설  명

1. 중공사 구조(Hollow Fiber)
가운데가 빨대처럼 비어 있는 구조.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전극은 중공사 구조를 갖으면 이 구조체를 구성하는 물질이 주석과 탄소나노튜브이다. 

2. 밀도 범함수 이론 (DFT, Density Functional Theory)
물질, 분자 내부에 전자가 들어있는 모양과 그 에너지를 양자역학으로 계산하기 위한 이론의 하나이다. 

3. 탄소나노튜브 (Carbon Nanotube)
탄소 원자가 6각형 벌집 구조를 이루는 그래핀이 원통 형태로 말린 구조를 갖는 물질. 전자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전기전도도가 매우 우수하다. 

4. 포름산 (Formic Acid)
개미들이 분비하는 물질이라 개미산이라고도 한다. 주석 촉매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에서 주 생성물로 알려져 있다.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에서 일산화탄소가 생성되는 반응은 이산화탄소가 촉매 표면에 흡착되어야 하는 반면 포름산 생성 반응은 수소가 흡착되는 반응이다. 이산화탄소 흡착은 전기장에 영향을 받는 반면 포름산 생성은 전기장에 영향을 받지 않아 포름산과 수소기체생성 반응은 억제되면서 일산화탄소 생성반응이 촉진된다. 

5. 습식 방사 (Wet Spinning) 
용매 상에 분산된 혼합물을 좁은 방사구를 통해 밀어내는 방식 

6. 사 출(Injection Molding)
용해된 물질을 주형(틀)에 넣어 원하는 형태를 만드는 방식   

7. 소 결(Sintering) 
금속이나 비금속 가루를 가열해서 굳히는 과정. 도자기를 굽는 과정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