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중국 우한대 공동연구팀, 바이오화학산업에 치명적인 파지 오염 해결 방안 개발

게놈 엔지니어링을 통한 신규 파지 방어 시스템 도입 등으로 파지 저항성 대장균 균주 개발 대사회로를 조작하는 시스템 대사공학 기술을 이용해 향후 파지 저항성 대장균 기반의 여러 유용 화학물질, 기능성 단백질 등 생산 기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게재 및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에디터의 하이라이트로도 선정

2022-09-15     송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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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중국 우한대학교 시 첸(Shi Chen), 리안롱 왕(Lianrong Wang)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파지 저항성을 갖는 대장균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파지(phage)란 미생물에 대해 특이적 감염성을 갖는 바이러스를 의미한다. 파지에 감염된 미생물은 생리학적 특성이 크게 달라지거나 심한 경우 죽기 때문에 파지 오염은 미생물이 화학공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바이오 화학산업에서 치명적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8월 2일 게재됐다. 또한 해당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 에디터의 하이라이트로도 선정됐다.

※ 논문명 : Systematic strategies for developing phage resistant Escherichia coli strains

※ 저자 정보 : 이상엽(한국과학기술원, 공동 교신저자), Shi Chen(우한대학교, 공동 교신저자), Lianrong Wang(우한대학교, 공동 교신저자), Xuan Zou(우한대학교, 제1저자), Xiaohong Xiao(우한대학교, 제2저자), Ziran Mo(우한대학교, 제3저자), Yashi Ge(우한대학교, 제4저자), Xing Jiang(우한대학교, 제5저자), Ruolin Huang(우한대학교, 제6저자), Mengxue Li(우한대학교, 제7저자), Zixin Deng(우한대학교, 제8저자), 포함 총 11명

시스템 대사공학은 미생물 대사회로의 조작을 통해 여러 가지 화학물질들을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하는 학문으로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화석연료 고갈 및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장균은 시스템 대사공학적 엔지니어링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미생물 균주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균주다. 시스템 대사공학의 도구 및 전략들의 발전과 이로 인해 만들어진 최적화된 미생물 균주들은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원자재를 경제적 및 산업적 가치가 큰 제품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재생 가능한 바이오화학산업을 구축하는데 꼭 해결돼야 하는 문제 중 하나는 발효 중 파지 오염이다. 발효 중 파지 오염은 숙주 세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체 바이오 공정의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며 그 결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일어난다. 산업적 발효에서 파지 오염은 유전 공학을 통한 파지 방어 시스템 도입을 통해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파지 방어 메커니즘은 한정된 종류의 파지만 방어할 수 있어 제한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연구팀은 대장균 3234/A 균주에서 존재하는 외가닥 DNA(single-stranded DNA) (인산황화)phosphorothioation (이하 Ssp)라 명명한 신규 파지 방어 메커니즘을 발견 및 규명했으며 해당 Ssp 파지 방어 시스템이 산업적으로 유용한 여러 가지 대장균 균주에 적용될 수 있고, 그 결과 여러 종류의 파지를 방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게놈 상에 Ssp 방어 모듈을 도입하고 파지 생애주기에 필수적인 유전자의 변형과 같은 체계적인 엔지니어링 전략을 개발했다. 이러한 전략들을 통해 파지 공격에 취약한 대장균 균주를 여러 가지 파지들에 내성을 부여할 수 있었으며, 이렇게 엔지니어링된 대장균들은 파지들이 있을 때도 일반적인 대장균과 똑같은 성장 속도와 생리학적 특성을 갖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높은 농도의 파지가 존재하는 환경에서도 화학물질 및 재조합 단백질을 생산하는 능력을 유지했다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발효 산업에서 큰 문제점이었던 파지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파지에 대한 저항성을 부여하는 체계적인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기술을 활용해 미생물 기반의 유용한 화학제품을 만드는 데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에 의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기후환경연구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개요

□ 연구 배경

ㅇ 지금껏 석유화학산업은 화석원료를 이용하여 우리 생활 전반에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화학물질들을 생산하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석유화학산업으로부터 발생되는 지구 온난화 등의 환경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기존 화석원료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바이오화학산업으로의 재편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ㅇ 바이오화학산업은 미생물의 발효를 통해 여러 가지 화학물질을 생산한다. 이러한 발효 공정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파지오염이다. 파지오염이 일어나게 되면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미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체 공정의 생산성이 급격하게 낮아져 큰 경제적 손실이 생긴다.

ㅇ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지 방어 시스템을 도입한 파지 내성 균주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지금까지 시스템은 한정된 종류의 파지만 방어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KAIST 이상엽 특훈교수와 우한대학교 Shi Chen, Lianrong Wang 교수 공동연구팀은 신규 파지 방어 시스템 도입 및 추가적인 엔지니어링을 통하여 다양한 파지 종류에 내성을 가지는 대장균 균주 개발 연구를 수행했다.

□ 연구내용

ㅇ 먼저 공동연구팀은 앞선 연구를 통해 single-stranded DNA phosphorothioation (Ssp)라 명명한 신규 파지 방어 메커니즘을 발견 및 규명하였다. 해당 신규 Ssp 방어 시스템을 산업적으로 유용한 여러 가지 종류의 대장균 균주들에 도입하여 테스트 해 본 결과, 모든 엔지너이링된 대장균 균주들이 여러 종류의 파지를 방어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ㅇ 또한 게놈상에 Ssp 방어 모듈 도입 및 파지 생애주기에 필수적인 유전자의 변형과 같은 체계적인 엔지니어링 전략을 개발하였다. 이렇게 엔지니어링된 대장균들은 파지들이 있을 때도 일반적인 대장균과 똑같은 성장속도와 생리학적 특성을 갖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높은 농도의 파지가 존재하는 환경에서도 화학물질 및 재조합 단백질 생산하는 능력을 유지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ㅇ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발효 공정의 큰 문제였던 파지오염 문제없이 유용한 화학제품을 만들 수 있는 대장균 균주들을 개발했다고 연구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용어 설명

1. 대사공학 (metabolic engineering)

○ 대사 물질의 생산경로 조작을 통해 목적 대사 물질의 생산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대사공학은 생산경로 유전자의 과발현, 경쟁 경로 유전자의 제거, 또는 외래 유전자의 도입 등을 통해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대사 경로를 변형시킴으로써, 원하는 산물의 생산을 극대화하고자 하며, 이 과정에서 컴퓨터 모델링을 비롯한 다양한 공학 도구들이 사용된다. 미생물을 이용해 생산 가능한 다양한 화학물질들은 에너지, 식품, 의약, 화장품, 화학산업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2. 시스템 대사공학 (systems metabolic engineering)

○ 기존 대사공학적 기법과 시스템생물학, 합성생물학 및 진화공학 기법 등과의 융합을 통해 체계적으로 미생물 대사를 재설계하여 목표 화학물질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학문이다. 이 기술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2016년 10대 떠오르는 기술’에 선정된 바 있다.

3. 파지 (phage)

○ 파지는 세균에 대하여 특이적 감염성을 갖는 바이러스를 의미한다. 유전자 핵산으로 DNA 혹은 RNA를 갖는 원형, 실모양 등의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갖는다. 감염시 숙주를 죽이는 독성파지와 숙주와 공생하며 숙주를 죽이지 않는 용원파지로 분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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