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노화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초기 원천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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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노화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초기 원천기술 개발
  • 송윤영 기자
  • yaho1130@hanmail.net
  • 승인 2020.11.2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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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및 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 시스템생물학 연구에 의한 역 노화 기술 개발
건강 수명을 연장하고 노인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 제시
(사진제공=KAIST)(좌)조광현 교수(우)안수균 박사과정(제1 저자)
(사진제공=KAIST)(좌)조광현 교수(우)안수균 박사과정(제1 저자)

(대전=세종충청뉴스) 송윤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노화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역 노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면 노화 현상을 막고 각종 노인성 질환을 사전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를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역 노화의 초기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조광현 교수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과의 산학 공동연구를 통해 최초로 개발된 노화 인공피부 모델에서 이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조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의 세포노화 신호전달 네트워크의 컴퓨터 모델을 개발한 후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데 필요한 핵심 인자를 찾아냈다. 이후 노화 인공피부 모델에서 핵심 인자를 조절함으로써 노화된 피부조직에서 감소된 콜라겐의 합성을 증가시키고 재생 능력을 회복시켜 젊은 피부조직의 특성을 보이게 하는 역 노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러한 역 노화 기술은 노화된 피부 등을 포함한 노화 현상 및 많은 노인성 질환의 발생을 사전에 억제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치료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건강 수명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은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데 한 걸음 다가선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안수균 박사과정 학생, 강준수 연구원, 이수범 연구원과 ㈜아모레퍼시픽의 바이오사이언스랩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논문명: Inhibition of 3-phosphoinositide-dependent protein kinase 1 (PDK1) can revert cellular senescence in human dermal fibroblasts)

현재 널리 연구되고 있는 회춘 전략은 이미 분화된 세포를 역분화시키는 4개의 `OSKM(Oct4, Sox2, Klf4, c-Myc) 야마나카 전사인자'를 일시적으로 발현시켜 후성유전학적 리모델링(epigenetic remodeling)을 일으킴으로써 노화된 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부분적 역분화(partial reprogramming) 전략이다. 

이 기술은 노화된 세포가 젊은 세포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종양의 형성과 암의 진행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부작용을 배제할 수 있는 정교한 제어 전략이 과학 난제로 남아있었다.

조 교수팀은 이러한 난제 해결을 위해 시스템생물학 연구 방법을 통해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를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핵심 조절인자를 오래전부터 탐구하기 시작했다. 4년에 걸친 연구 끝에 단백질 합성, 세포의 성장 등을 조절하는 mTOR와 면역 물질 사이토카인의 생성에 관여하는 NF-kB를 동시에 제어하고 있는 상위 조절 인자인 `PDK1(3-phosphoinositide-dependent protein kinase 1)'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PDK1을 억제함으로써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를 다시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되돌릴 수 있음을 분자 세포실험 및 노화 인공피부 모델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연구를 통해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에서 PDK1을 억제했을 때 세포노화 표지 인자들이 사라지고 주변 환경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정상 세포로서 기능을 회복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에서는 PDK1이 mTOR와 NF-kB를 활성화해 노화와 관련된 분비 표현형(SASP: Senescence Associated Secretary Phenotype)을 유발하고 노화 형질을 유지하는 것과 연관돼 있음을 밝혀냈다. 즉, PDK1을 억제함으로써 다시 원래의 정상적인 젊은 세포 상태로 안전하게 되돌릴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조 교수팀이 연구 과정에서 찾아낸 표적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할 수 있는 저분자화합물과 관련된 신약개발과 그리고 전임상실험을 통해 노화된 세포의 정상 세포화라는 연구 결과는 새로운 노인성 질환의 치료 기술과  회춘 기술에 관한 연구를 본 궤도에 올려놓은 초석을 다진 획기적인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로부터 동백추출물에서 PDK1 억제 성분을 추출해 노화된 피부의 주름을 개선하는 화장품을 개발중이다. 

조광현 교수는 "그동안 비가역적 생명현상이라고 인식돼왔던 노화를 가역화할 가능성을 보여줬다ˮ라며 "이번 연구는 노화를 가역적 생명현상으로 인식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한편 노인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ˮ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는 조광현 교수 연구팀의 시스템생물학 기반 가역화 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연구팀은 지난 1월 같은 기술을 적용해 대장암세포를 다시 정상 대장 세포로 되돌리는 연구에 성공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KAIST 그랜드챌린지 30 (KC30) 프로젝트 및 아모레퍼시픽 R&D 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그림 1. 인간진피섬유아세포의 세포노화 신호전달 네트워크 모델의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한 세포노화 역행 타겟 단백질 검출 및 타겟 단백질 저해 효과 예측.연구팀은 인간진피섬유아세포의 세포노화 신호전달 네트워크 모델의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세포노화를 역행시키는 타겟 단백질으로 PDK1을 발굴했고(하단그림 A, B, C), PDK1 단백질의 발현을 저해하였을 때 mTOR와 NF-kB 신호가 동시에 억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단그림 D와 E).
그림 1. 인간진피섬유아세포의 세포노화 신호전달 네트워크 모델의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한 세포노화 역행 타겟 단백질 검출 및 타겟 단백질 저해 효과 예측.연구팀은 인간진피섬유아세포의 세포노화 신호전달 네트워크 모델의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세포노화를 역행시키는 타겟 단백질으로 PDK1을 발굴했고(하단그림 A, B, C), PDK1 단백질의 발현을 저해하였을 때 mTOR와 NF-kB 신호가 동시에 억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단그림 D와 E).
그림 2. 앙상블 불리언 네트워크 모델링 및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연구팀은 기존의 방대한 분자생물학 실험결과들을 집대성하고 직접 실험을 통해 생산한 대규모 단백질 인산화 데이터를 활용해 인간진피섬유아세포의 노화 신호전달 네트워크의 수학모델을 정립하였으며 실험관찰을 가장 잘 표현하는 앙상블 불리언 네트워크 모델들을 생성했다. 그리고 이로부터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세포노화 발생과정의 핵심조절회로를 규명했다.
그림 2. 앙상블 불리언 네트워크 모델링 및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연구팀은 기존의 방대한 분자생물학 실험결과들을 집대성하고 직접 실험을 통해 생산한 대규모 단백질 인산화 데이터를 활용해 인간진피섬유아세포의 노화 신호전달 네트워크의 수학모델을 정립하였으며 실험관찰을 가장 잘 표현하는 앙상블 불리언 네트워크 모델들을 생성했다. 그리고 이로부터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세포노화 발생과정의 핵심조절회로를 규명했다.
그림 3. 세포노화의 역행에 대한 표현형 검증. PDK1의 발현을 억제한 후 노화된 인간 진피섬유아세포의 세포노화 표지 인자들을 확인했다. 노화된 세포에 PDK1 단백질 저해제(BX795)를 첨가하거나 mTOR와 NF-kB 저해제(Rapamycin과 JSH23)를 동시에 첨가했을 때 세포노화 표지 인자인 SA-β-Gal(senescence-associated beta-galactosidase)가 감소(하단그림 A와 B)하고, 세포 증식 마커인 EdU가 증가(하단그림 C와 D)하며, DNA 손상 반응 마커인 53BP1이 감소(하단그림 C와 E)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3. 세포노화의 역행에 대한 표현형 검증. PDK1의 발현을 억제한 후 노화된 인간 진피섬유아세포의 세포노화 표지 인자들을 확인했다. 노화된 세포에 PDK1 단백질 저해제(BX795)를 첨가하거나 mTOR와 NF-kB 저해제(Rapamycin과 JSH23)를 동시에 첨가했을 때 세포노화 표지 인자인 SA-β-Gal(senescence-associated beta-galactosidase)가 감소(하단그림 A와 B)하고, 세포 증식 마커인 EdU가 증가(하단그림 C와 D)하며, DNA 손상 반응 마커인 53BP1이 감소(하단그림 C와 E)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4. 3D 피부 유사 모델을 통한 실험 검증.Doxorubicin을 통해 노화된 인간 진피섬유아세포 혹은 복제성 노화(replicative senescence)를 통해 노화된 인간 진피섬유아세포로 만들어진 3D 인공피부 모델에 PDK1 단백질 저해제(BX795)를 첨가했을 때 정상적인 젊은 피부의 형태와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4. 3D 피부 유사 모델을 통한 실험 검증.Doxorubicin을 통해 노화된 인간 진피섬유아세포 혹은 복제성 노화(replicative senescence)를 통해 노화된 인간 진피섬유아세포로 만들어진 3D 인공피부 모델에 PDK1 단백질 저해제(BX795)를 첨가했을 때 정상적인 젊은 피부의 형태와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연구개요
세포노화는 텔로미어 단축, 산화 스트레스, 암유발유전자(oncogene) 활성화, 그리고 DNA 손상과 같은 스트레스에 대응하여 세포가 세포주기를 영구히 멈추는 생명현상으로 정의돼 왔다. 세포노화는 손상된 세포의 증식을 차단함으로써 종양 형성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지만 개체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직에 축적된 노화된 세포가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통해 암을 비롯한 노화 및 노인성 질환의 발생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노화된 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위적 조작을 통한 노화된 세포의 세포주기 회복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면서 세포노화가 비가역적인 생명현상이라는 인식이 재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OSKM을 일시적으로 발현시켜 노화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부분적 역분화는 간, 심장, 골격근 등 여러 장기의 재생 능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조기노화 유도 동물모델의 수명을 연장한다는 것이 보고됐다. 하지만 이 기술은 종양의 형성과 암의 진행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부작용을 배제할 수 있는 정교한 제어 전략이 필요하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 진피섬유아세포의 세포노화 신호전달 네트워크의 컴퓨터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시뮬레이션 분석하여 노화된 인간 진피섬유아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데 필요한 핵심 인자를 규명하는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를 통해 mTOR와 NF-kB를 동시에 제어하고 있는 상위 조절자인 3-phosphoinositide-dependent protein kinase 1(PDK1)을 노화된 세포를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유망한 단백질 타겟으로 선정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과의 협동연구를 통해 노화된 인간진피섬유아세포에서 PDK1을 억제했을 때 세포노화 표지인자들이 사라지고 주변 환경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정상 세포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상처 치유 분석(wound healing assay)과 3D 인공피부 모델(3D reconstructed skin model)을 통해 검증했다.

시스템생물학 접근방식을 통해 노화된 세포를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변환시키는 세포노화 역행 전략은 지금까지 시도된 바 없으며, 이번 연구 결과는 피부노화 개선을 포함한 회춘 및 노인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잠재적 치료전략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그리고 인류의 건강 수명 연장에 기여할 수 있다.

□ 용어설명

시스템생물학(systems biology)
복잡한 생명현상이 단일인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구성인자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 네트워크에 의해 조절되는 것임을 파악하고 이를 IT의 수학모델링과 컴퓨터시뮬레이션, 그리고 BT의 분자세포생물학 실험을 융합하여 접근함으로써 시스템 차원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하며 원하는 생명현상으로 제어하는 21세기 바이오분야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새로운 융합연구 패러다임이다.

역노화 (reverse aging)
세포분열을 멈추고 영원히 세포주기가 정지된 노화된 세포를 다시 분열할 수 있는 젊은 세포상태로 되돌림으로써 노화가 역으로 되돌려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신호전달 네트워크 (signal transduction network)
세포는 세포막에 포진한 수용체 단백질을 통해 외부 신호를 인지하고 일련의 세포신호전달 단백질들의 순차적인 활성화를 통해 세포 외부의 신호를 세포 내부에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분자들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다양한 조절과정이 이루어지며 결과적으로 세포 반응이 초래된다. 이러한 세포내 분자 간 상호작용을 네트워크로 나타낸 것이 신호전달 네트워크이다.

역분화 (reprogramming)
분화가 완료된 세포가 후성유전학적 변화(epigenetic alteration)에 의해 초기 미분화 상태로 되돌아가는 생명현상이다.

전사인자 (transcription factor) 
DNA의 유전 정보를 읽고 특정 시작점인 프로모터(promoter) 영역에 직접 결합하여 유전자 발현을 시작하게끔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인간에게는 최소 1,000여 개에서 최대 2,000여 개의 전사인자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에서 여러 유전자들의 조절자 역할을 한다. 

후성유전학 (epigenetics)
유전자의 발현은 DNA의 염기서열에 의해 조절됨과 동시에 또한 DNA의 메틸화, DNA를 둘러싸고 있는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에 의해서도 조절된다. 후생유전학은 DNA 염기서열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유전자 발현 조절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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