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 경찰옴부즈만, 미성년 피의자 도주·증거인멸 없는 물리력 행사 공권력 남용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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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경찰옴부즈만, 미성년 피의자 도주·증거인멸 없는 물리력 행사 공권력 남용 판단
  • 이종철 기자
  • cj9000@daum.net
  • 승인 2023.09.2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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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세종충청뉴스) 이종철 기자 = 미성년 피의자가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음에도 수갑을 채워 심야에 장시간 대기하게 한 경찰관의 행위는 무리한 공권력 남용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26일 국민권익위 경찰옴부즈만은 미성년 피의자가 모친과 함께 있음에도 수갑을 두 번 채워 심야에 장시간 대기시키고 이에 항의한 모친을 밀친 경찰관에 대해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해당 경찰서장에게 시정권고했다.

또 직권남용 및 폭행 혐의 등에 대해 대검찰청에 수사의뢰 하기로 했다.

ㄱ씨는 작년 9월 28일 새벽 2시경 미성년 아들 ㄴ군(16세)이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는 연락을 받고 파출소에 도착했다.

보호자가 왔다며 수갑을 풀어주었지만 1시간 가량 아무런 조치 없이 가만히 기다리게 하여 ㄱ씨가 항의하자 담당 경찰관은 ㄴ군에게 다시 수갑을 채우려 했다.

이에 ㄱ씨가 재차 수갑을 채우는 이유를 물으며 아들의 손목 위에 손을 올리자 담당 경찰관은 공무집행방해라며 ㄱ씨의 팔을 잡고 밀쳤다.

결국 보호자가 함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ㄴ군은 양손 수갑에 의자에 연결된 수갑까지 이중으로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아침 7시경까지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있다가 경찰서로 인계되자마자 바로 석방됐다.

ㄱ씨는 미성년 아들을 두 번이나 수갑을 채우고 보호자와 함께 밤새도록 파출소에 대기하게 하는 등 무리한 공권력을 행사한 해당 경찰관을 처벌해 달라며 올해 5월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는 조사결과, 미성년 피의자가 보호자와 함께 있어 도주 등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추후 출석요구를 통해 조사 진행이 가능함에도 두 번이나 수갑을 채워 아무런 조치 없이 심야에 장시간 대기하게 한 경찰관의 행위는 공권력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수갑을 채우지 못하도록 아들의 손목 위에 손을 올린 것은 미성년 아들의 모친으로서 사회통념상 인정할 정도의 소극적인 저항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이어 국민권익위는 경찰관의 무리한 공권력 남용 행위에 대해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해당 경찰서장에게 시정권고하고, 직권남용 및 폭행 혐의 등에 대해 대검찰청에 수사의뢰 하기로 했다.

경찰청 예규와 훈령에 따르면 경찰관은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 이미 경찰목적을 달성해 더 이상 물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경우 물리력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피의자를 신속하게 석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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