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한국기계연구원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한국기계연구원 제18대 원장에 취임합니다.

먼저 지금의 기계연구원이 있기까지 불철주야 노력해주신 연구원 가족 여러분과 전임 기관장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 역시도 그동안 연구원을 위해 힘을 모았던 가족의 일원에서 나아가 기관장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 벅찬 영광만큼 무거운 책임감 또한 느낍니다.

기계연은 지난 1976년 설립되어 50년의 역사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내실 있는 성장과 기술적 성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습니다.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추격형 연구성과를 넘어 기계분야의 국내 최고이자 유일의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선도적인 역할과 성과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제 인류의 미래를 위해 도전하는 기계연구원의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할 시간입니다.

하지만 대내외적으로 녹록치 않은 환경에 당면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마주한 감염병의 위기에 국가 간 장벽은 높아지고, 우리 연구성과가 활발하게 퍼져나가, 생생하게 살아 숨 쉬어야 할 기계산업과 국내 제조업계가 어려움에 숨죽이고 있습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기관장의 소임을 맡게 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무거운 사명감을 느낍니다.

우리가 이루어야 할 선도형 연구성과는 새로운 기술 아젠다를 선점하는 것보다 연구문화와 조직문화의 변화에 그 핵심이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내외부적으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우리 스스로의 추진동력을 만드는 일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기계연은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며 전문 연구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내부 구성원의 자신감과 의지도 좋아졌습니다. 지금이 우리가 새로운 도약을 추진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다양성과 독창성이 존중받는 조직문화와 상호 배려하고 협력하는 연구·행정 협업을 통해 미래와 인류를 염두에 둔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원이 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하여 연구전략과 R&D 제도를 정비하고 미래지향적 조직문화와 연구몰입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먼저, 연구전략과 R&D 제도 정비를 위해서 첫째, 주요사업의 적시성과 유연성을 높여 선도형 연구를 위한 기반을 더욱 공고하게 마련할 것입니다.

다양하고 새로운 원천연구를 적기에 시도할 수 있도록 창의도전형 과제를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주요사업 직접비의 일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여, 연구자가 제안한 자유공모 과제와 정책적 필요에 따른 지정형 과제를 경쟁을 거쳐 매년 선정하고 유연하게 운용하겠습니다. 나아가 이를 통해 주요사업을 First-mover(퍼스트 무버)형 연구로 전환해나가겠습니다.

둘째, 연구성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협업을 촉진하겠습니다. 주요사업과 대형 수탁사업을 기획할 때 실용화에 필요한 요소 기술을 체계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앞으로 새로운 주요사업을 기획할 때에는 6개월 이상의 충분한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필요한 기술이 있다면 직접 개발하거나 협업, 기존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 등 3-B(Build, Borrow, Buy) 원칙에 근거하여 구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겠습니다.

이러한 기획 프로세스 개선 및 수행을 통해 협업이 필수가 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술 공급기지로서 역할을 강화하겠습니다.

셋째, 실용화 및 기업지원 시스템을 강화하여 산업경쟁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전담연구원에게 적극적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수요자와 기술공급자를 연결하는 중개 기능을 강화할 것입니다.

기술 실용화를 위하여 다양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보유한 인사를 활용하여 대상기술 발굴 및 수요처 연결을 지원하겠습니다.

다음으로, 미래지향적 조직문화 및 연구몰입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도 추진하겠습니다.

첫째, 다양성과 창의성이 존중받는 조직문화를 만들겠습니다. 타운홀 미팅을 도입하여 구성원이 함께 다양한 의견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나아가 구체화 해나가며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특히 실무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나가겠습니다.

이와 함께 평가와 승진제도를 다변화하여 부서와 개인의 임무에 따른 특성을 반영할 것입니다.

현재의 획일화된 내부평가 제도를 원천기술개발과 실용화, 기술지원 등의 트랙별로 다양화하고 도전적인 연구는 다년주기 평가를 도입해 단기성과 창출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것입니다.

둘째,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행정으로 연구몰입 환경을 강화하겠습니다.

부서 간 상호 이해와 소통을 통해 선순환 시너지로서 연구몰입 환경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연구원의 고객은 산업계와 국민 전체라는 생각으로 연구부서와 행정부서가 공동의 고객을 위하여 더불어 일하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행정부서는 지속적으로 행정업무를 간소화, 효율화할 것이고, 간소화가 어려운 항목들은 왜 그런지 충분히 소통해 나갑시다.

연구부서는 연구윤리와 연구성과를 제고하여 자긍심을 높입시다.

연구부서와 행정부서가 서로를 돕는 파트너라는 생각으로 상호 존중할 때, 연구성과와 업무몰입 환경은 선순환 시너지가 발생하고 자연스럽게 국민을 위한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이 모든 그림은 저 혼자서 그려갈 수가 없습니다. 모두 뜻을 모아 함께 해주실 때에만 가능한 일입니다.

오늘은 저의 취임을 축하하는 날이 아니라, 우리의 새로운 청사진을 그려보고, 공감하고 또 함께 나가기로 다짐하는 날입니다.

동료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것이 뛰어난 실적을 내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그래 왔듯이, 기관장 이전에 진솔한 동료라는 마음으로 늘 소통하고 협력하는데 솔선수범하여 여러분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열정과 저력을 믿습니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 도전하고 우리나라의 발전에 기여하는 우리의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0년 4월 13일

                                  한국기계연구원 원장 박 상 진

약력

▷ 성 명 : 박상진 ▷ 생년월일 : 1967.10.07. (만 53세)   <학력> ○ 서울대학교 기계공학 학사 (’90) ○ 서울대학교 기계공학 석사 (’92) ○ 서울대학교 기계공학 박사 (’96)

<주요경력 – 경영 분야> ○ 한국기계연구원 연구기획조정본부장 (‘17.03~’20.04) ○ 지식경제부 플랜트엔지니어링PD (’11.05~’13.04) ○ 지식경제R&D전략기획단 전문위원 (’10.09~’11.04)   <주요경력 – 전문학회 분야> ○ 대한기계학회 플랜트부문 부회장 (’14.01~현재) ○ 한국유체기계학회 막여과플랜트분과 회장 (’11.03~’14.12) ○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재무이사 (’14.03~’17.03) ○ 한국담수화플랜트협회 이사 (’08.10~’10.08)   <주요경력 – 공공자문 분야> ○ 산업기술R&D혁신위원회 위원 (’20.02~현재) ○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정책자문위원 (’18.07~현재) ○ 대전과학기술위원회 민간위원 (’18.01~현재)